김나무 작가는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상대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고 한국어가 서툴렀다. 자신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고 영어가 서툴렀다. 둘이 대화를 나눌 땐 주로 한국어를 썼고, 그래서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반복해서 말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친구가 말했다. “나무 너, 정말 대단하다, 계속 반복해서 말해주네.”김나무 작가는 그제야 자신이 말에 서투른 사람과의 대화에 끈기와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그것은 오랫동안 익혀서 저절로 몸에 밴 습관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습관은 동생 ‘원일이’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문득 떠올랐다.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들의 중심에 청각장애인 동생 원일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김나무 작가는 동생과 함께 자란 어린 시절을 제대로 기억하고 기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은 외롭고 고요하고 혼란스럽기만 했다고 여겨왔는데 기억을 정성껏 더듬어보니 뜻밖에 즐겁고 고맙고 놀랍고 좋은 순간들이 많이 있었다.이 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남매가 함께 자라는 동안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상상하고 손잡으면서 매일 조금씩 배운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구체적인 장면으로 그려낸 만화와 에세이가 어우러져 어린 남매가 같이 어울리며 성장한 시절의 사건과 감정들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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