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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을 알면 인류 문화의 수수께끼가 풀린다!
역사 속 건축물과 이야기를 담은 400여 컷의 일러스트로
재미와 지식을 모두 잡는 최소한의 역사 교양
인류의 문명이 태동하던 순간부터 하늘을 찌르는 빌딩이 늘어선 오늘날까지 인간은 항상 건축물을 상상하고,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왔다. 지금 우리가 짓는 건축물이 현대인이 이루어 놓은 문화적 성취의 결과물이듯이, 과거에 지어진 건축물에는 당대 인류의 역사와 문화가 반영되어 있다. 그러므로 건축물을 살펴보는 일은 그 건축물이 만들어진 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두꺼운 책을 펼쳐 보는 일과 같다.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을 떠올려 보자. 접근조차 어려웠던, 척박하고 외진 이스터섬에 거대한 석상을 세운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선사 시대부터 존재했던 거석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거석문화란 커다란 돌로 만든 구조물을 숭배하던 문화로,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 걸쳐 널리 분포했다. 모아이 석상도 이 거석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동남아시아에 살던 폴리네시아인이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머나먼 이스터섬까지 도달한 뒤 이 섬에서 거석문화를 펼친 것이다. 이렇듯 과거의 건축물들은 인류를 이해하는 이정표가 되어준다.
이 책은 서아시아부터 중국 대륙까지, 아시아의 건축물을 돌아보며 문명과 문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교양서다. 서아시아의 메소포타미아부터 이집트, 인도, 중국 문명이 영향을 미친 지역을 두루 살피며 인간과 역사와 문명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흔히 역사적 건축물이라고 하면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처럼 유럽의 건축물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인류의 첫 문명이 꽃핀 곳은 다름 아닌 아시아다. 문명의 뿌리를 찾아나서고 싶은가? 그렇다면 아시아의 건축물을 살펴봐야 한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다른 나라의 건축물을 살피는 일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 책은 건축물의 상세한 모습과, 건축물과 관련 있는 유물, 상황, 인물을 그린 섬세한 일러스트를 책에 가득 채워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장마다 관련 키워드를 정리했고, 건축물과 관련된 상식들로 지식의 빈틈을 메웠다. 복잡한 건축물의 경우 평면도와 단면도를 실어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했고, 풍부하게 주석을 달아 책의 문턱을 낮췄다.
여행하듯 자연환경과 인류와 건축이 빚어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세계의 문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발전했음을 깨닫게 된다.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문명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역사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해줄 흥미진진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문명 속으로 우리를 안내해줄 친절한 길잡이
자연스레 배경지식이 쌓이고 시야가 넓어지는 색다른 독서 경험
조용하던 유적들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기대감을 품고 이름난 건축물을 보러 가도 막상 그 건축물을 마주했을 때 어리둥절해지는 경우가 있다. 별안간 거대한 돌이 세워져 있는 유적지, 무슨 내용인지 모를 화려한 조각으로 뒤덮인 인도의 사원, 지붕도 기둥도 비슷비슷해 보이는 중국의 궁궐까지. 건축물의 규모나 화려함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그래서 대체 뭘 봐야 하지?’ 하는 질문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인류가 남긴 위대한 유산에 진정으로 감탄하기 위해서는 그 건축물에 관한 배경지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자금성만 해도 그렇다. 자금성은 웅장한 겉모습만으로도 관광객을 매료시키는 건축물이지만, 숨은 배경을 알고 보면 더욱 대단하다. 중국이 중시하는 예법의 등급과 규정, 나아가 음양오행 사상까지 융합시킨 결과물이 바로 자금성이기 때문이다. 자금성의 성루 높이와 길 너비, 지붕 형식과 장식 모양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축 요소들은 예법 건축에 따르고 있다.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을 따라 들어가면 나오는 광장 한가운데에는 ‘금수하’라는 수로가 나 있는데, 이 수로는 배산임수 사상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런 점들을 알고 본다면 자금성이 전과는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흔히 유적을 보는 일을 탐험이나 모험에 비유하고는 한다. 유적을 답사하는 일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건축물에 얽힌 여러 맥락들을 차근차근 설명해줌으로써 독자들이 더욱 재미있고 쉽게 그 탐험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역사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맥락인
문명의 교류와 흐름, 연결
이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건축물에 있다
인류의 역사는 서로 다른 지역 간의 연결과 교류 속에서 흘러왔다. 그 교류가 어떻게 흘러왔는지가 곧 인류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건축물을 사례로 들어 이질적인 문화가 어떻게 하나로 융합되거나 병존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페르시아의 페르세폴리스 왕궁은 문화의 융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지금은 일부만 남아 있지만, 몇백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의 기단 위에 지어진 페르세폴리스 왕궁은 페르시아라는 대제국의 부와 권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이 왕궁은 페르시아가 타민족의 문화를 흡수하는 태도를 상징하기도 한다. 왕궁 문 앞에 아시리아에서 자주 보이던 인면유익 황소상을 두었고, 왕궁을 지을 때도 벽돌과 함께 돌을 이용했는데, 이는 이오니아와 이집트에서 석조 건물을 만들 때 쓰던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더해 열주(줄지어 선 기둥)는 그리스 신전을 떠올리게 한다. 타민족의 건축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한 것이다.
문화 간의 혼합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간다라 미술이다. 간다라 지방은 1세기 후반 로마와 중국, 인도를 연결했던 교역로이자 요충지였다. 1세기 말 무렵 간다라 지방에서 출현한 불상을 보면 그리스 조각의 영향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도시 건축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리스 로마 양식이 드러나는데, 특히 간다라 지방의 중심 도시였던 시르캅 유적에서는 그리스 로마뿐만 아니라 인도, 중앙아시아 양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어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가 흡수되고 혼합되는 과정 속에서 역사는 흘러 왔다. 그리고 그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 당시에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이 책은 산책하듯 읽히는 문장을 통해 인류의 역사가 담긴 건축물을 소개하며 이 역사적인 현장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이 초대에 응해보면 어떨까.